리더의 말!
내용보다 방식(말투)이 중요하다.
정경호 박사
(엔학고레 소통아카데미 대표)
미국의 심리학자 존 거트만 교수는 30년 동안 3,000쌍 이상의 부부를 대상으로 대화습관을 연구하였다. 연구결과, 행복한 결혼생활을 영위하는 부부와 이혼할 위기에 처한 부부 간 중요한 차이는 대화의 내용보다 부부 간 주고받는 대화의 긍정성, 즉 말투에 있음을 밝혀냈다.
같은 말이라도 어떤 방식으로 말하느냐에 따라 듣는 사람의 기분은 달라진다. 퉁명스러운 말투는 냉정한 인상을 주어 거부감이 일고, 공격적으로 말꼬리를 올리는 말투는 싸움을 걸거나 비꼬는 듯한 느낌을 주며, 너무 가르치려는 말투는 잘난 척하는 인상을 주고, 너무 빠르게 주절거리는 말투는 경박한 인상을 주어 신뢰할 수 없게 만든다.
평소에 말 좀 잘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한번 떠올려 보자. 혹시 그 이유가 그 사람의 말투 때문은 아니었는가? 상대방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면서도 조근조근 자신의 의사표현을 제대로 하는 사람과 이야기할 때 우리는 대화의 재미를 느낀다.
리더의 설득스피치에서도 말투는 매우 중요하다. 결코 공격적이거나, 경박하거나, 천박하다는 인상을 주어서는 안된다. 리더가 겸손한 말투로 구성원에게 배우고자 하는 태도로 말한다면, 구성원은 오히려 강한 신뢰를 가지게 된다. 말의 내용이 중요하지만 말을 방식, 즉 말투가 리더의 설득스피치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이다.
사실 말투는 오랜 세월 동안 굳어져 온 언어적 습관이어서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고 쉽게 고쳐질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그리고 처음엔 말투 때문에 상처받았지만, 알고 보니 말투와는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평가 때문에 특별히 말투를 고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사람도 더러 있을 것이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설득스피치에서 ‘다음’은 없을 수도 있다. 가령 단기적인 비즈니스 관계로 만났다면, 피설득자는 그날 그 자리에서 보이는 설득자의 말투와 방식을 보고 직접적으로 판단하지, 앞으로 볼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사람의 숨은 부분까지 궁금해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말투에 많은 신경을 쓰도록 하자. 긴장이 너무 풀리거나 흥분하면 본인만의 문제적 말투가 나올 수 있으니, 중요한 설득스피치에서 평상심을 유지하되 누군가를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란 점을 늘 머릿속에 넣어두자.
사실 가장 좋은 것은 평소에 말투를 신경 쓰고 끊임없이 개선하는 것이다. 즉, 주변인들이 자신의 말투에 대해서 지적하는 사항들을 그냥 흘려듣지 말고 늘 고치도록 노력하자. 한 가지 추천한다면 자신의 말을 직접 녹음해서 들어 보는 방법이 좋다. 목소리의 어색함은 둘째치고라도 “내가 이런 말투를 쓴단 말이야?” 하고 깜짝 놀랄 것이다.
말투와 더불어 목소리의 높낮이와 강약도 설득스피치에서 매우 중요하다. 우선 흥분할 때를 떠올려보라. 목소리의 톤이 나도 모르게 높아지면서 약간 새와 같은 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이런 목소리를 듣기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듣기에 안 좋을 뿐 아니라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제대로 전달되기도 어렵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듣기 좋은 어조와 목소리는 상대에게 강한 신뢰감을 주고 내용의 전달도 잘되어 설득스피치에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한다. 생각해 보면 인기가 많은 영화배우 혹은 연극인들의 경우 매력적인 저음의 맑은 목소리를 가진 사람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말투와 더불어 중요한 말의 방식으로는 말의 리듬이 있다. 유명한 정치가나 강연가들의 연설을 떠올려보자. 그들의 말들을 분석해 보면, 때로는 어조를 높여 강조하기도 하고 전달하려는 메시지에 따라 목소리의 톤, 말의 빠르기와 강약을 조절한다. 실제로 낮은 어조로 천천히 말하는 것은 설득에 유리하고, 높은 어조로 약간 빠르게 말하는 것은 설득적 어필이나 의견 관철에 유리하다고 한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모든 사람들은 항상 일정한 목소리의 톤으로 말하지 않는다. 감정이나 기분에 따라 목소리의 강약과 속도를 달리한다. TV광고만 보아도 출연자가 낮은 어조로 이야기를 시작했다가 빠르고 경쾌한 어조로 광고를 마무리 짓는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일종의 리듬감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핵심 메시지에 집중하게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탁월한 설득스피치를 위해 내용과 상황에 따라 목소리의 고저와 강약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 가령 중요한 내용을 강조하거나 긴박감을 조성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목소리 톤을 높여 강하게 이야기하는 편이 좋고, 반대로 메시지를 완결 짓고 마무리 지을 때에는 차분한 어조로 부드럽게 이야기하는 편이 좋다. 물론 특별히 중요한 부분은 힘을 주어 또박또박 말해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가장 곤란한 것은 모든 사람이 생각하지 않고 나오는 대로 말하는 것이다.’
(알랭 프랑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