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이 당시 그리스철학의 주류를 이루던 소피스트들의
신경을 몹시 건드렸다. 그래서 이들에 의해 그는
<도덕을 부패시키고 국가가 믿는 제신을 모독했다>는
죄목으로 고발되어 죽음의 독배를 마시게 되었다.
제자들이 울자 마지막 숨을 거두며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말했다.
“남자는 죽음에 직면했을 때에도
결코 평정을 잃지 않는 법일세. 조용히들 하게,
가벼운 마음으로 조용히 죽음을 맞고 싶네.”
이렇듯 조용하고 악법에조차 순종하는 소크라테스의
자세와 달리 그의 아내 크산티페는 말이 많고 성깔이
사나운 여자였다. 소크라테스같이 현명한 학자가
어찌하여 이러한 악처를 아내로 맞아 함께 살고 있는지
누가 물었을 때 소크라테스는 태연히 대답했다.
“기마에 뛰어난 사람은 일부러라도 난폭한 말을 골라서
타지요. 그 말을 타는데 익숙해지면 어떤 말이라도
못 탈 말이 없을 거요.”
한번은 다른 친구가 또 물었다.
“끝도 없이 긁어대는 부인의 바가지를
어떻게 견디어 내는가?”
그의 대답은 간단했다.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소리도 귀에 익숙해지면
듣기가 괴롭지 않는 법이지.”
이런 일도 있었다. 어느 날 그의 부인이 바가지를
긁어대다가 마침내 성깔을 참지 못하고 한 동이의 물을
그의 머리에 들어부었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점잖고
태연하게 이렇게 말했다.
“천둥이 쳤으니 이번에는 당연히 소나기가 지나갈 수밖에….”
이쯤 되면 부부싸움은 물론 그 가정에 평화가 도전받을
어떠한 이유도 없을 것이다. 한쪽 손바닥으로는 절대로
소리를 낼 수 없는 법이니까.